너튜브에서 '돈스멜'을 검색해주세요.
구독도 좀 해주고요^^
안녕하세요
돈냄새 쫓아다니는 돈스멜입니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고 있는 저는
몸빵형부업을 지양하고 있는데요
자동화수익을 꿈꾸지만
현실은 개빈털털이
© brijeshnirmal, 출처 Unsplash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어제 그 핫하다는
야간물류센터 알바를
하고 왔습니다.
사실 물류센터일은 처음은 아니에요
급할 때마다 간간히 했었는데
할때마다 다시는 여기 발 안 붙어야지
다짐했었는데 마땅한 대안이 없으니까
또 슬금슬금
© dino_97, 출처 Unsplash
알바사이트 들어가서
'구미 당일'치면
대표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눈 땡그래질만한 알바자리가 눈에 띕니다
당일지급인데
일당 18만원
참 매력적이죠
대표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면접도 안 봐
그냥 신체 건강한 사람은
모두 근무 가능이래요
밥도 주고 통근버스도 운행하고
당일해도 되고 장기알바해도되고
조건은 너무 좋아요
월요일은 저녁 6시30부터
그 다음날 8시30반까지
총 14시간을 일하는데
세금 떼고 16만 얼마가 들어온대요
시급이 그럼 만원이 조금 넘죠
기본시급 8720원에서도
심야수당, 시간외수당 더해서요
저 긴 시간 어떻게 버티지 싶었지만
돈 앞에서는 장사 없죠
바로 문자지원
저 양식에 맞게 문자 보냈습니다
김아린, 870811, 여, 구미, 9월 13일, 동의
바로 연락오더라구요 가능하다고!
근데 여기 현장이 청주거든요
충청북도 청주!
청주가 어디냐면 대전보다 위에에요
그럼 실질적으로
저녁 6시 30분부터 일하는 거면
구미에서 최소 2시간 30분 전에는
출발해야되잖아요
그래서 구미에서 4시 10분에
통근버스를 탔습니다.
나름 물류센터 알바를
몇번 해봤기 때문에 준비물도 잘 챙겼죠
신분증, 물, 휴대폰보조배터리,
이어폰, 칫솔, 치약, 투명가방 등등
여기는 너무 장시간 일해서
휴대폰보조배터리 없으면 안되요
휴대폰으로 음악도 들으면서 일하려면 필수
버스에 타자마자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들렸습니다
아 요즘 사람이 부족해 사람 못 구해서 난리잖아~~~
아...그래서 바로 됐군
하긴 명절이 코 앞인데 그럴만도 하지
그렇게 두 시간을 겁나 달립니다.
버스 안은 자동으로 암막커튼 쳐져있어요
장기근무자들은 오자마자
바로 수면모드
저도 자야되는데 그게 잘 안 되더라구요.
계속 밤에 자다가 낮에 자려구 해봐 안되지
암튼 저녁 6시가 되서
청주에 있는
청원허브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전 여기는 처음이니까 신규등록을 해요
신분증을 주려고 하는 데 없는거에요
분명히 가져왔는데
도대체 어딨는거야!!!
다시 돌아가려던 통근버스를 붙잡아서
제 자리 샅샅히 찾아봤는데도 없어...
ㅈ 땠다 싶었죠.
신분증은 휴대폰에 사진 찍어둔 게 있어서
대체하면 되지만
당장 커피 사먹을 돈도 없잖아요.
자판기 커피 1000원
제가 하루에 커피 2잔이상은 마시는 사람인데
커피 한 잔도 못 마셨는데 큰일났다 싶었죠
그렇다고 여기 있는 사람들한데
빌릴 수 있는 환경이냐
아니죠 왜냐하면
계속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이 사람도 하루만 일하고 안 나올지도 몰라
현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딱딱해요
어플로 신규등록하고 내 사진도 찍고
혈압검사를 했어요.
살짝 걱정되긴 했죠
제가 살짝 저혈압끼가 있거든요
헌혈할때마다 저혈압 나와서
헌혈의 집 가기 전에 겁나 뛴다니까요
혈압 올리려고 ㅋㅋㅋㅋㅋㅋ
아니나 다를까 혈압 쟀는데
최저혈압이 53이 나왔어요
담당자가 아 안되는데...
다시 한번 재보세요.
손에 힘 좀 주고 재보세요
© Schäferle, 출처 Pixabay
네 그래서 겁나 손에 힘을 줬죠
그러니까 딱 최저혈압이 60이 나왔네?
간신히 통과
여기서 떨어졌지만 어떻게 집에 가...
이 산골짜리에 차도 안 가져왔는데 ㅠ.,ㅠ
저녁 7시
신입교육
출처 입력
암튼 신체통과하고 바로 신입교육을 들었어요
뻔하죠
컨테이어 벨트에 끼지 않게 조심해라
안전모 써라
항상 마스크 써야된다 등등
따분하고 지루한 시간
그래도 서서 일하는 것보다
잠깐이라도 앉아있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열심히 들었어요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30분 정도의 신입교육이 끝나고
안전모를 받고 바로 현장에 투입됩니다.
보통 남자들은 상하자,
여자들은 분류에 투입이 되요
저는 경남 양산으로 가는 물류현장에 투입됐는데요
여자분이 양산운송장이 붙어 있는 택배를
분류하면 거기서부터 컨테이어벨트가
큰 트럭으로 연결되어있거든요.
그 물건을 힘줘서 트럭쪽으로
정렬해서 밀어줘야되요
그 일을 제가 했는데
처음에는 개꿀이었죠.
분류하면 그 자리에 벗어나기 쉽지 않고
상하차는 아시다시피 겁나 빡세고
물건 오는거 쪼르륵 가지런하게
컨테이어 벨트 밖으로 튀어나가지 않게
정렬해서 밀어주면 끝인데.
© amanda_sofia_, 출처 Unsplash
처음에는 괜찮았아요
물건도 별로 없고 이어폰으로
밀리의 서재에서 '돈의 시나리오'를 들으면서
몸은 노가다 하지만
나름 내 시간을 알차게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죠
돈의 시나리오
저자김종봉, 제갈현열출판다산북스발매2021.01.13.
솔직히 평상시에는 책 읽기 쉽지 않은데
오디오북으로 책 읽으니까 너무 좋은거에요.
그냥 혼자서 내 일 하면 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터치도 안 하고
개꿀이었죠
그때까지는 괜찮았어요.
화장실에서 셀카찍는 여유까지 부렸죠
그런데 10시 30분쯤
현장관리자가 와서
노래 들으면 안 된다고
이어폰 빼라고 하더라구요
빼라서 뺐지만
앞으로 남은 10시간을 어떻게 버티나
막막하더라구요
© Anemone123, 출처 Pixabay
여기 물류센터 자체에서
라디오가 나와
노래가 나와
그냥 컨테이어 벨트 돌아가는 소리밖에 안 나요.
완전 기계처럼 일만 하라는 건데
아 여기서 딱 드는 생각
"아 다시는 안 나와"
© isaiahrustad, 출처 Unsplash
다른 물류센터 일했을 때는
라디오 들으면서 일해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점점 쇠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집중할 것도 없이 단순노동해서
지루한 것도 둘째치고
다리가 너무 아픈거에요.
계속 왔다갔다 움직이니까.
© benhershey, 출처 Unsplash
그리고 여기서 산쪽이라서
얼마나 산 모기가 많은지
긴바지 입었는데도
산모기가 바지를 뚫고 막 물어
다리는 쑤시고 모기 뜯겨서
가렵고 지루하고 정말
앞으로 남은 시간이
막막했습니다.
밥시간이 왔습니다.
딱 자정에서 1시간 밥시간입니다
모든 컨테이어 벨트가 멈추고
전원 다 식당으로 향합니다.
© chrishenryphoto, 출처 Unsplash
완전 군대에요.
노란색 맞춰서 서세요
마스크 코까지 끌어올리세요
밥 먹기도 전에 체하겠어
밤에 원래 뭐 안 먹는데
일단 먹어야 버티니까
밥을 먹었죠 맛있더라구요
12시 50분부터 업무 복귀했습니다.
그 때부터 헬이 시작됐죠
블로그 포스팅하고 유튜브 만들 때는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가는지
애 어린이집 보내고 컴텨 앉으면
벌써 어린이집 하원시간이라서
깜짝 놀래거든요.
© krivitskiy, 출처 Unsplash
아 근데 여기서는 시간이 드럽게도 안 가
시간 좀 지났겠지 해서 시
계보면 거짓말 안 하고 1분 지났어
앞으로 8시간을 더 어떻게 버티나
진짜 너무 울고싶었어요
© Anemone123, 출처 Pixabay
새벽 2시
잠 오는 것보다 다리가 아프다
출처 입력
평소에는 양말도 안 신고
쓰레빠만 신다가
일한다고 엄마운동화를
신고 왔거든요
근데 양말을 안 신어서
계속 서 있으니까 뒷꿈치 까져서 피나고
엄지발가락 접혀서 너무 힘드거에요
명절시즌이라서
스팸선물세트, 참치캔선물세트가
얼마나 많은지
미는데 엄청 무거웠어요.
원래 12시정도에는 자는데
새벽 2시가 되니까 이제 슬슬 잠이 오더라구요.
근데 잠이 오는 것보다 다리가 너무 아팠어요.
그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죠
진짜 위기는
새벽 4시부터였어요.
이 때는 잠이 너무 오고
다리뿐만 아니라 허리도 아프더라구요.
© sammywilliams, 출처 Unsplash
잠이 너무 오는데 지갑 안 가져와서
자판기에서 커피 한캔도 못 사먹고
화장실에서 세수해도
계속 잠이 왔어요
여기저기 다 하품하고 있고
에너지드링크 마시고 있고...
완전 좀비가 따로 없었다니까요.
반실신상태
© romanbilik, 출처 Unsplash
그 전날에 좀 잤으면 괜찮을텐데
오전에 유튜브영상 찍고
업로드 하고 오느라
잠도 못잤죠
거의 24시간을 깨어있는데
아 왜 고문중에 잠 못자게 하는 고문이
최악이라는지 이제 알겠다.
© nate_dumlao, 출처 Unsplash
라디오라도 듣게 해줬으면
이 정도까지는 아닐텐데
집중할 게 없으니까 더 졸리는거 있잖아요
진짜 울고 싶었어요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잠을 못 자니까
또 우울한 생각밖에 안들어요
© HolgersFotografie, 출처 Pixabay
아...애기보고싶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파일럿까지 하려고 열심히 살았는데
어쩌다가 내 인생 이렇게 바닥됐나
내 돈 떼 먹은 도배반장새끼
발 뻗고 잘 자고 있나 ㄱㅅ끼
거기에 의자 하나가 있는데
저랑 분류하는 여자분은 담배를 안 피니까
잠깐 쉴 때 거기 앉아있었거든요
근데 상하자하는 남자들은 흡연자라
뭐 툭하면 나가서 담배피고 오더라구요
© Roentahlenberg, 출처 Pixabay
여자휴게실은 또 얼마나 먼지
잠깐 쉴 때 가서 쉬고 오라고 하면
가는 데 오분이야.
담배는 안 피지
그냥 그 의자에
잠깐 앉아서 다리 주무르고 있는데
계속 앞에서 일하니까
마냥 죽치고 앉아있을 수 있어요?
금방 또 일어나서 일해야지
© manas10_, 출처 Unsplash
아 이래서 담배를 피는구나 싶었어요
담배핀다고 하면 일이 힘들어서 그런가
흡연시간은 터치 않하더라구요
그 남자들 담배피러 수십번을 나갔다왔을거야.
상하차는 특히 일이 힘드니까 암말 못하죠.
물건 쌓느라 힘은 계속 쓰지
잠 오니까 커피 들이붓지
담배도 태우지
"진짜 몸 갉아먹는 노동이다."
그렇게 아침이 밝아오고
8시반에 드디어 끝이 났어요
퇴근 인증하고 버스타서
구미도착하니까
10시반이더라구요.
집에 오니 11시.
오늘도 출근하는 사람들은 몇 시간 자고
또 통근버스 타러 가야되는데....
진짜 못할 짓
통근시간 4시간
일한시간 14시간
총 18시간
내 18시간 버리고
잠 못자서 18시간 정도
수명도 날라간 것 같아요
이 지랄염병을 하고 벌어들인 수익
164,730원
오늘의 결론
개우울